Clouds, 2021-










































왜 사진을 찍는가?

과거에 대한 기록과 기억은 다른 성질을 갖는다. 기록은 어떠한 상황을 압축적으로 대변한다.
그러나 기억은 전체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으로써, 과장, 축소, 혼동 등의 오류를 수반한다.
구름 조각은 기록되지 않고, 기억조차 되지 않은 휘발된 시간의 파편을 수집하는 과정이다.

수 초에서 수십 초 동안의 노출을 거친 대형 필름 이미지들은 ‘봄voir’에서 ‘응시regarder’로 전환 하는 순간들을 
강제적으로 생성한다. 이는 ‘기록’과 ‘기억’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행위로 작용한다.
그렇지만 연속된 날짜 외의 별다른 연관성이 존재하지 않는 피사체들은 시간이 흐르며 설명 불가 능한 이미지로 변모한다.

불투명하지만 투명한 이미지들은 사건의 증인이라는 본질적인 역할을 벗어던진 채,
어렴풋한 인상만을 남기며 기억의 상실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